미국 서부 여행 Day 3
by Junho Lee
미국 서부 여행 Day 3 샌프란시스코, 산호세
따로 알람을 걸어 놓지도 않았는데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집이었다면 당연히 다시 자고 두 세시간은 거뜬히 더 잤겠지만, 언제 또 샌프란시스코의 아침을 느껴보겠나 싶어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밤거리의 샌프란시스코와는 다르게 아침의 샌프란시스코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밤에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던 몇몇 부지런한 백인들은 조깅을 하고 있고, 간밤에 불토를 보낸 듯한 흑형들 몇명이 터벅터벅 걸어 다니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노숙자 분들은 아직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주무시고 계셨다.
호텔에서 시청까지 그다지 멀지 않아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다.
시장 상인들 중 상당수는 맥시코 계열이거나 아시아 계열의 사람들이었고 이른 아침이었음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가장 놀랐던 점은 시장 한가운데 주저앉아 약을 하고 있던 여자가 있었다는 것. 덩치가 좀 있는 흑형이 나가라고 해서 주사기랑 바닥에 있던 짐들을 챙겨 궁시렁 거리며 시장에서 나갔는데, 레게 머리를 하고 있던 흑형 오른쪽 허리에 권총이 있던 걸 보아 경비 혹은 경찰이지 않았을까 싶다.
시장을 빠져나가기 전 다음날을 위한 딸기를 좀 구매하였다. 한국 딸기와는 다르게 알이 크고 색이 이뻤는데, 맛은 한국 딸기가 훨씬 좋았다.
시장을 벗어나자마자 시청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이른 아침이었기 때문이었는지 시청 앞은 굉장히 한산했고, 부담없이 사진 찍기에 더 없이 좋았다. 다만, 한두장 찍고 나니 딱히 더 찍을 만한게 없어서 금방 자리를 옮겼다.
우리나라 시청 건물과 다르게 중후한 멋이 살아 있는 건물이었다.
금빛!!! 금칠!!! 금!!!
시청 왼쪽 편에는 링컨 동상이 자리 잡고 있다.
아무 글이나 적고 끝에 유명인 이름을 붙이면 명언처럼 된다. - 아브라함 링컨-
시청을 끼고 주변 건물들은 모두 비슷한 풍으로 건물을 지어 놓았다.
용도는 주로 전시회 정도로 보여졌다.
다시 시청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트램의 출발지가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역시나 관광객들이 줄을 엄청 길게 서있었는데, 회차하기 직전에 대기하고 있던 트램 운전 기사님에게 미리 사뒀던 딸기와 오렌지를 건내며 올라타서 잠깐 사진만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출발 직전에 한 정거장 정도 태워줄테니 타라고 불러 주셨으나, 줄 서있는 관광객들에게 죄송해서 괜찮다고 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트램을 드리프트 하는 모습 (수동)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한 후 향한 곳은 카스트로 거리. 얼마전에 티비 예능 프로에서도 방영된 걸로 알고 있다.
성소수자들이 모여 사는 거리로 구지 내려보지는 않고 차로 이런 분위기구나 정도만 느끼고 지나쳤다.
거리 곳곳에 걸려 있는 무지개빛 깃발은 카스트로 거리의 상징이라고 들었다.
운전하기 정말 좋은 도시. 샌프란시스코.
여행기를 쓰면서 다시 느끼지만 운전 매너가 정말 좋았다 ㅠㅠ 한국은 도대체 왜…
다음 목적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세계 명문 대학. 스탠포드 대학교이다.
학교가 얼마나 큰지 카트들이 돌아다니고, 건물 하나 하나가 차지하고 있는 면적이 어마무시하게 넓었다.
다만 우리는 카트를 타거나 차로 이동하지는 않고 걸어서 돌아 다녔는데, 그것만으로도 제법 엄청난 양의 운동이 된거 같다.
왠만한 국내 대학교 운동장만한 공터이다.
우리나라 대학이었으면 운동장으로 사용했겠지만, 스탠포드대학에는 운동장이 따로 있다.
비즈니스 전공 수업 건물이었던걸로 기억.
미국의 전반적인 건축물들과 마찬가지로 높게 짓기 보다는 넓고 낮게 지은 점이 특징.
스탠포드 대학 건물들은 전반적으로 황색을 띄고 있는데 돌아다니며 사진 찍고, 우와 이쁘다. 우와 넓다. 우와아아아 한게 전부이기 때문에 잠시 사진만 보도록 하자.
주말이었기 때문에 관광객이 제법 많았는데, 스탠포드 재학생들로 보이는 학생 무리도 마주칠 수 있었다.
스탠포드 대학 가운데 위치한 후버 타워에 올라가보기로 했다.
한 사람에 가격이 7불 정도였는데, 가격에 비해 엄청나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다만 위에서 내려다 본 스탠포드 대학은 정말 엄청나게 크다는 점.
저 멀리 보이는 산을 제외하고 눈으로 보이는 지역은 모두 스탠포드대학의 부지라고 한다. 더 놀라운 점은 사진에서 바라보고 있는 지역만 그런게 아니라 사방면 모두 동일하다.
정말 스케일이 남다르다.
후버 타워 바로 아래 위치한 분수는 위에서 보니 좀 더 이뻤다.
후버 타워에서 내려와 스탠포드 대학 북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미술관련 건물에 마지막으로 들러봤다. 최근에 지어진건지 미술 관련 건물이라 그런건지 다른 건물들보다 비교적 현대적인 입맛이 좀 더 들어간듯 했다.
건물 안에는 생각하는 사람 동상이 있었는데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아직 점심도 먹지 않아 따로 더 둘러보지는 않고 밥을 먹으러 이동했다.
스탠포드대학에서 빠져나와 밥을 먹으러 향한 곳은 팔로알토에 있는 치즈케익팩토리.
잘 몰랐는데 굉장히 유명한 프랜차이즈라고 한다.
스테이크랑 파스타를 하나씩 주문했는데 먹다보니 너무 배불러서 절반 이상을 남겨버리고 말았다.
이곳의 1인분은 우리나라 1인분이 아니다.
명심해야 한다.
디저트로 주문했던 치즈케익은 당연히 포장.
물론 이 치즈케익은 나중에도 먹지 않고 버려지게 된다.
샌프란시스코는 둘러볼만큼 둘러본거 같기도 하고, 사실 캘리포니아 여행에서 구지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했던 원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동했다.
첫번째 주자는 페이스북.
주말이었기 때문에 회사 내부 구경은 당연히 못할거라고 생각하고 회사 앞이라도 구경하려고 갔던건데, 마침 이날은 페이스북 임직원 행사가 있었던거 같다.
구경이나 하려고 기웃기웃하니 행사 끝났으니 나가는 곳은 반대편이라고 알려주신 경비분.
오, 땡큐! 라는 말과 함께 잠깐 보고 임직원처럼 나왔다.
통한의 1땡큐
두번째는 구글.
사실 구글 방문전에 에어비엔비 본사도 들렀는데 전부 닫혀있어서 그냥 문앞에서 로비가 어떻게 생겼나만 보고 이동했다.
버전별 안드로이드 동상이 있는 곳에는 우리 외에도 몇몇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다.
이미 오후 5시가 넘어가던 시간이었기 때문에 다른 곳은 전부 포기하고 마지막 투어로 정한 애플 본사.
애플파크는 들어가볼 수도 구경할 수도 없었지만 다행히 방문객 센터는 열려있었기 때문에 들어가봤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있었다.
애플에서 밀고있는 AR을 적용한 애플파크 전경.
이렇게만 보면 왜 구지 이런걸 만들어 놨나 라고 생각되지만
스태프가 나눠주는 아이패드로 비춰보면 건물에 대한 자세한 정보, 숲, 층별 구조 및 건물 내부 구조등을 찬찬히 뜯어 볼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체험하던 AR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
내부적으로 커스터마이징이 좀 들어간 듯.
삼삼오오 모여 전부 아이패드로 구경하는 관광객들.
가운데에는 스토어가 마련되어 있고, 아이폰부터 아이패드, 애플TV 및 홈팟까지 다양한 기기를 바로 구매할 수 있었다.
반대편에는 카페가 마련되어 있다.
방문자 센터의 옥상으로 올라가면
멀리서나마 애플파크의 ‘일부’.
그나마도 나무에 가려있지만 ‘일부’분이 보인다.
스태프가 그뤠잇포토스팟 하면서 사진도 찍어준다.. 파노라마로.. 사람 홀쭉이…
애플파크 ‘일부’분을 보고 투어를 마치기로 하고 체크인을 위해 숙소로 왔다.
에어비엔비로 예약했는데, 집 뒷마당에 있는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제법 안락한 방이었다.
미국에 왔구나라는 느낌도 강하게 들고,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재미난 방이었다.
물론 가성비로 생각하면 나쁘다.
짐을 풀고 이제 저녁을 먹으로 산호세의 부자 동네라는 산타나로우로 향했다.
가는길에 흔한 차 모델S 보다 더 보기 힘든 모델3도 보고
도착하니 아예 테슬라 매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한국에서 볼 수 없는 모델도 전부 다 있고..
이 좁은 도로에 값비싼 자동차들하며, 제일 놀라웠던 점은 경찰 두대가 도로 끝에 항시 상주하고 있다.
부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 치안이 정말 좋다고 한다.
가운데에는 펍에서 클럽 같은 파티도 있었다.
다만 정말 백인들 밖에 없어서 뭔가 부담되 들어가진 않고 길거리에서 잠시 구경만 했다.
이제 음식점을 찾아보자.
1, 2일차에서 ‘좋은 날씨’ == ‘따뜻한 날씨’ 라는 착각으로 얇게 입고 갔다가 감기에 독하게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은 3일차였지만, 그래도 제법 많이 돌아다녔기에 저녁 만큼은 스스로에게 주는 보상 차원에서 가장 비싼 스테이크는 아니고 두번째로 비싼 스테이크를 시켜 먹었다.
식사를 끝 마치고 느긋하게 소화시킬 겸 다시 거리를 걸어다니며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대망의 4일차. 가장 걱정스러웠던 4일차 일정 소화를 위해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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