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여행 Day 1
by Junho Lee
미국 서부 여행 Day 1 샌프란시스코
아이폰X 을 사러 당일치기로 일본을 다녀온 작년 11월 이후로 국내 여행조차 못하면서 일을 하고 있자니 지금껏 한번도 아시아를 벗어나 본적이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덜컥 미국행 티켓을 예매하고 대략적인 경로만 세워두고는 출발하게 되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여행은 항상 출발 전부터 무척이나 설레이는 것 같다. 출발 전날 부랴부랴 짐을 챙기던 것에 비해 정작 출발 당일날은 평소 일어나던 시간에 일어나서 느긋하게 도심공항으로 향했다.
도심공항에서 빠르게 티켓팅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리무진 버스에 탑승했다. 공교롭게도 이 날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는 날이었다. 이런 멋진 장면을 보며 여행을 시작하니, 이번 여행은 모든게 다 잘 풀릴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금요일이었는데도 인천공항은 역시나 사람이 많았다. 항상 올때마다 느끼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거 같다. 나도 더 자주 여행을 다녀야겠다고 항상 되뇌이지만 현실로 돌아가면 그게 좀처럼 쉽게 되지 않는게 아쉬울 따름이다.
드디어 나도 A380을 타본다. 신난다! 나도 드디어 자랑할 수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장거리 비행의 팁을 많이 얻었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진행한 수십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나는 시차 적응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밥 먹는걸 제외하고는 전부 잠을 잔다!
라고 분명 생각했는데 푹 자고 일어났더니 한시간이 지나있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자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별짓을 다 했는데도 안되길래 결국 스노우를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 찍으면서 웃고 있으니까 맞은편에 앉아있던 스튜어디스 분도 그 모습이 웃겼는지 같이 웃어주셨다.
그렇게 정말 긴 시간을 견뎌내고 나서야 결국 LA 국제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시아만 돌아다녀봤으니 장거리 비행을 너무 얕잡아 봤던거 같다.
사실 이번 여행은 일정이 좀 꼬였다. 덜컥 비행기를 예매하다보니 사전 조사가 너무 부족했던 것. 미국 서부 여행은 보통 In / Out 을 다르게 하는데 나는 LA 공항으로 통일을 해버렸다. 행여나 미국 서부 여행을 계획하고 있으면서 이 글을 본다면 꼭 In / Out 은 다르게 하자.
장거리 비행 끝냈으니 다시 단거리 비행하러 가자…
인천공항에서 LA공항까지 10시간 50분, LA 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 공항까지 1시간 20분. 도합 12시간 10분의 비행을 드디어 마치고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한국에서 금요일 14시 40분 비행기였는데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니 금요일 3시가 되었다. 20분 밖에 안지나다니 이득인 부분 인정? 응 인정.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두었던 렌트카를 빌리고 숙소로 향했다. 렌트카를 수령하는 과정에서 호갱 행위에 낚여 기존에 예약한 금액보다 두 배로 결국 지불하게 된건 비밀. 그래도 8마일 밖에 달리지 않은 완전 신차를 얻게되어 추후 여행 계획에 좀 안심을 할 수 있었다고 애써 위안을 삼아본다.
한국과는 사뭇 다른 교통 시스템에 잠깐 당황했지만 금방 적응하고 더 편하게 운전하며 숙소에 도착했다. 짐을 풀고 바로 시내로 나가보자.
항상 영화, 드라마에서나 보던 미국 거리를 직접 거닐고 있으니 신선한 감동이었다. 그리고 한국과는 다르게 하늘이 너무 깨끗하니 정말 부러운 나라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
비행기에서 먹고 자고 놀고 먹고 자고 놀고하며 도착했지만, 그래도 시간이 저녁이니 저녁을 먹기로 정했다.
만약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한다면 슈퍼두퍼버거는 무조건 추천해주고 싶은 곳이다. 물론 음식이라는게 사람마다 취향이 갈리니 누군가는 맛있게 먹고 누군가에게는 별로일수도 있지만, 정말 맹세코 내게 있어서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최고의 버거였다. (+ 감자튀김)
정신없이 먹고 나오니 슬슬 해가 지기 시작했다. 이 당시 시간이 오후 8시 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밝다. 하늘이 이렇게 깨끗한데 해까지 길다니.. 부럽다, 샌프란시스코 시민들…
다시 호텔로 돌아와 발렛파킹 했던 렌트카를 수령해서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트윈피크로 향했다.
한시간만에 해가 완전히 떨어졌다. 덕분에 샌프란시스코 야경을 바로 볼 수 있었다. 한국과는 다르게 산이 없이 쭉 펼쳐진 도시 야경을 보니 색달랐다. 어두워져서 그런건지 트윈픽스에서 한국어로 대화하는 사람은 한명도 볼 수 없었고, 대부분이 현지인들이었다.
흑형 4~5명이 힙합 음악을 차에서 크게 틀어놓고 둠칫둠칫 하고 있었기에 사알짝 무서워서 20분 정도만 있다가 바로 숙소로 향하면서 이틀 같았던 여행 1일차를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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